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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5조’ SK이노 유동화, 금리는 사모펀드가 더 낮았다... 메리츠 낙점 비결은

조선비즈 2025/07/16

이 기사는 2025년 7월 16일 16시 54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SK이노베이션이 추진 중인 5조원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유동화의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메리츠증권이 선정됐다. 메리츠는 경쟁사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브룩필드자산운용보다 뒤늦게 뛰어들며 ‘메기’로 주목받았는데 결국 딜의 주인공이 됐다.시장에서는 메리츠가 경쟁사들보다 낮은 금리를 앞세워 경쟁 우위에 섰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으나, 실제로는 사모펀드 쪽이 제시한 금리가 더 낮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선 결국 메리츠가 이번 딜을 따낼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이 정영채 고문의 협상력이었다고 평가한다. 증권 업계 ‘대부’로 꼽히는 정 고문은 SK이노베이션 관계사 SK가스의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기도 한데, 이런 경험을 통해 SK그룹과의 상호 신뢰 관계를 형성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SK이노베이션은 메리츠증권에 LNG 자산 유동화 우협으로 선정됐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이번 유동화는 그룹 지주사인 SK(주)가 전폭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총괄하고 있는 그룹 전체 구조조정의 일환이기도 하다.SK이노베이션의 LNG 자산 유동화는 광양·여주·하남·위례 발전소 등 민간 발전소 4곳을 기반으로 현금을 조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앞서 지난 10일 예비입찰에 메리츠증권과 KKR, 브룩필드자산운용이 참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브룩필드가 발을 뺐다는 얘기도 나왔으나, 브룩필드는 대외적으론 입찰에 참여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업계에서 주목한 부분은 사모펀드들과 메리츠증권이 제시한 금리 등 투자 조건이었다. 메리츠증권이 6%대 금리를 꺼내들며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면 KKR과 브룩필드는 최소 8%대 금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그러나 실제론 양사 간 금리 조건에 별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KKR의 경우 SK이노베이션 발전 자회사들이 발행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5조원어치를 인수하는 구조를 제안했는데, 금리가 6%대 중반 수준이었다고 한다.메리츠증권은 전환우선주(CPS) 3조원어치를 賻 6%대 후반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KKR이 제시한 금리보다 오히려 소폭 높은 셈이다. 나머지 2조원은 주가수익스와프(PRS) 방식으로 SK온에 직접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애초에 이번 유동화의 목적이 SK온을 살리는 데 있었던 만큼, SK온에 자금을 직접 지원함으로써 SK 측 고민을 덜어주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이 상대적으로 유리하지 않은 금리 조건으로도 이번 딜을 따낼 수 있었던 데는 정영채 고문의 영향이 컸다고 평가한다. NH투자증권 사장을 지낸 정 고문은 이번 유동화 딜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랫동안 고금리 인수금융에 강했던 메리츠증권이 ‘정통 IB’도 잘할 수 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총대를 멨다.정 고문은 지난 3월부터 SK그룹 계열사 SK가스의 사외이사로 일하고 있기도 하다. 감사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SK가스의 최대주주는 SK디스커버리이며, SK디스커버리 최대주주는 지분 42%를 보유한 최창원 의장이다. 때문에 정 고문이 아무래도 최 의장이 총괄해 온 SK그룹 구조조정 및 사업 재편에 대해 경쟁자들보다 이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이날 우협으로 선정된 만큼, 메리츠증권은 실사를 마저 진행하며 SK(주), SK이노베이션과의 협상을 통해 조건을 조율할 예정이다. 메리츠증권은 이번 딜에 뒤늦게 뛰어드는 바람에 실사를 미처 다 하지 못한 채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노자운 기자 jw@chosunbiz.comCopyrights ⓒ ChosunBiz.com